경험/취업

지잡대에서 살아남기

콜레오네 2021. 12. 12. 03:30

본인은 지잡대 출신으로 대기업에 취직한 케이스임을 미리 밝힙니다.

자랑으로 적은 글은 절대 아니며,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해

먼저 그 길을 걸어온 수많은 사람중 한 사람으로서 글을 적어봅니다.


# 지잡대의 현실

1.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

지잡대에도 훌륭한 교수님들 많습니다. 그분들은 기본 박사 학위 취득자이며,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교수라 하더라도, 수준 높은 강의를 할 수 없습니다.

흔히 수업이란 것은, 수강생의 평균에 맞추게 되어있습니다.

수강생이 따라올 수 없는 수업 또한 좋은 수업이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초만 주구장창 배운다던가 일정 수준 이상의 스킬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실력 상승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과제들, 공부를 대충 하고도 잘 볼 수 있는 수업들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학교 수업만으로 본인이 경쟁력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이곳에서는 학교 수업 수준 그 이상을 알아서 별도로 공부해야 합니다.

 

2. 주변 학생들 수준이 떨어진다.

대한민국 입시는 학생들 줄세우기 입니다. 결국 지잡대에는 인서울 대학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 수준이 떨어지면 뭐가 문제지? 나만 잘하면 되는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또한 큰 오산입니다.

 

학부모들이 왜 기를 쓰고 좋은 학군의 중고등학교를 보내려 하는지 생각해보십시오. 주변 학생들의 분위기가 본인에게 무조건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습니다. 지잡대에서 애초에 4학년이 되기 전까지 취업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매우 드뭅니다. 졸업을 앞두고서야 본인들의 진로를 걱정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입니다. 또한, 취업에 도전할 때도 "우리가 무슨 대기업이야"라는 마인드를 가진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 옆에서 홀로 대기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인서울 학교는 다함께 도전하는 반면에, 홀로 외로이 도전해야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정보를 얻을 곳도 적고, 함께 준비하며 서로 검증해줄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그대로 도움을 받을 선배 실력도 부족하고, 정보를 얻을 선배들도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본인이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주변에 본인 실력을 끌어올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주변에 본인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쟁 의식을 느끼거나 혹은 그 사람을 따라가기 위해 본인이 부족함을 느끼고 더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본인이 조직에서 가장 실력이 좋다면? 그 어느 누구도 보고 배울 수 없습니다.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딜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본인의 실력을 이용하려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분위기" 저는 이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기업 연계가 전무하다.

인서울 학교는 기업들이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실제로 특정 학과는 기업과 취업 연계가 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인서울 학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잡대에서 그런걸 기대하면 안됩니다. 기업과 함께 무언가를 진행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졸업을 앞두고 올라오는 취업 공고에 기껏해야 중견기업이고 대부분 중소기업입니다.

 

4. 대외활동, 연합동아리 활동이 어렵다.

무슨무슨 봉사활동, 서포터즈, 마케터 등등 대외활동 참 많습니다. 디자인이나 IT 등 대학생들로 구성된 교외 동아리도 참 많습니다. 요즘은 그런 교외 동아리도 기업과 연계하는 경우도 많고, 그 자체로 스펙이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루어집니다. 지잡대라면 당연히 지방에 거주하게 될 것이고, 그런 활동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좋은 기회를 모두 놓쳐버리게 되는 셈이죠. 심지어 그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5. 위에 적은 굵직한 것 외에 무수히 많은 단점들

지잡대라는 학력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아서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학생 수도 적고, 인프라도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가서 본인 학교 이름을 말하면 당연히 모른다고 생각해야 하며,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것 또한 본인의 몫입니다.


 

그런데 이런 지잡대에 장점이 있다구여??

 

네, 잘 찾아보면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지잡대의 장점

1. 주변 학생들 수준이 떨어진다.

엥? 이거 단점 아니었나요?

네, 맞습니다. 단점이지만, 가장 유일한 장점입니다.

 

주변 학생들 즉, 경쟁자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면?

조금만 노력한다면 다른 학교에 비해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내 공모전이나 경진대회 수상경력도 쌓을 수 있습니다.

장학금도 싹쓸이할 수 있습니다.

성적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당연히, 더 쉽게 교내 스펙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본인이 빙산에서 바닷물 밖에 있느냐 잠겨있느냐입니다.

바닷물에 잠겨있는 빙산이라면 가망이 없습니다. 명심하십시오.

노력해서 바닷물 밖으로 나온 빙산이 된다면,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2. 적어도 교수들은 실력이 좋다.

여러분이 조금만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당연히 교수님들의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과 친해지고 그럼 무언가를 함께할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학부 연구생이 될 수도 있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교수님의 신뢰를 쌓게 된다면, 나중에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은 생각보다 인맥이 넓습니다.

전공마다 교수님과 함께 하는 일이 다를 수 있기에 특정하기 어렵습니다만,

아무튼 교수님들 눈에 띄고 교수님들과 먼가 함께 한다면, 무조건 좋은 것입니다.

 

3. 블라인드 채용, 지역할당을 살펴보자

(미리 말씀드립니다. 저는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할당을 반대합니다.)

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학벌을 이력서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럼 뭐가 좋냐? 학점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인서울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학점 따기가 수월합니다.

 

지역할당도 어쩌면 기회입니다.

물론 기업에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공기업 혹은 공무원을 노리는 분들에게는 둘도 없는 좋은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 지잡대에서의 마음가짐

지잡대 생으로서, 지녀야할 마음 가짐을 몇가지 서술하겠습니다.

이건 선택입니다만,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때 비로소 본인이 더 노력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1. 지잡대임을 인정하자

'지잡대'라는 단어를 싫어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지잡대생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정하십시오.

지방 대학이고, 인근 지역 외 사람들이 대부분 모르는 학교라면 지잡대가 맞습니다.

지잡대인지 아닌지 햇갈리십니까? 그럼 지잡대라고 생각하십시오.

남들이 지잡대라고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2. 학벌 차이를 인정하자

학벌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진 것을 좋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냐에 따라 맞는 말일수도 틀린 말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벌 차이를 인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벌이라 함은, 중고등학교 때 노력에 비례하기 마련입니다.

지잡대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중고등학교 때 노력이 부족한 것이 당연합니다.

 

본인은 수능을 망쳐서 그렇다구요? 수시가 정시보다 더 잘간다구요??

네, 맞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듣기에는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합니다.

과정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결국 기록에 남는 것은 학력이고 그것은 결과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놀고 싶은 것 참고 공부한 학생들이 그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3. 블라인드 채용, 지역할당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지 말자

아까는 잘 활용하라면서요?

네, 활용은 혼자 하되, 그걸 대놓고 옹호하지는 맙시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학벌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거부하고 무시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입니다.

그리고 블라인드 채용, 지역 할당은 보는 시각에 따라 불공정한 채용 과정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논란이 많은 제도이기도 하고요.

본인이 활용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것을 옹호하고 나서지는 맙시다.

그리고 제도라는 것은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제도에 의지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리스크가 큰 삶입니다.

 


지금까지 지잡대의 현실, 장점, 그리고 지잡대에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본인이 지잡대에 입학할 예정이거나 혹은 입학했거나 혹은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 번 즘 읽어볼 만한 글이라 생각됩니다.

 

토론은 환영입니다. 제 생각이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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